#33. CANON 600D


대학교 2학년이었나,
촬영 수업이 있었다.

수업의 준비물은 DSLR 카메라였다.
보급형 카메라도 당시 직장인 월급의 반이라
준비물임에도 준비를 하지 못하였다.

과제는 당시 조잡했던 화소의 핸드폰 카메라로 찍어 제출했다.
나름 깊게 공부를 했다고 생각하였는데 학점은 잘 받지 못하였다.
제길.

재학 중 여러 일들을 하며 주머니 사정이 나아졌다.
일을 위해 카메라를 장만했고 그 카메라로 또 카메라 값 이상을 벌었다.

일할 때 말고는 잘 쓰지 않은 카메라
이후 10년 이상을 묵혔다.

그리고

어제 카메라를 팔아버렸다.
그때 그 카메라를 갖지 못했던 갈증보다
카메라가 다시 무언가를 찍고 싶은 갈증이 커졌는지
그렇게 꽤 비싼 값에도 카메라는 팔렸다.

10여년이 지났다.
나는 아직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더 이상의 갈증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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