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 올챙이


내가 누군가의 돈을 받고 처음 해 본 일은
가스 충전소의 가스 충전원이었다.

2006년 당시 시급 3,100원
그나마 일자리가 많지 않아 친구 놈을 통해 들어갔다.
짜장면 한그릇 3,500원
집에서 대중교통으로 한시간 거리

주위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
춥기도 더럽게 춥고, 덥기도 더럽게 더웠다.

일반인중에 가스차를 운행하는 사람이
그 허허벌판까지 와서 가스를 넣을 일은 드물었다.

새벽 택시기사들의 교대시간이 되면
인천에 있던 여러 택시회사의 기사님들이
가스를 충전하러 전표를 가지고 방문했다.

같이 일하던 세차장 왕고 말로는
이 충전소가 택시회사 사장님 것이라고 했다.

세차장은 제일 따뜻하고 할 일이 없어
양아치 왕고가 짱박혀 숨어있었다.

어떤 날에는 차가 많아 노즐의 커플러에
집힌 손에 물집이 잡혔었다.
 
[택시기사]

그들은 회사에서 주는 가스 충전 전표로
가스를 조금이라도 더 넣기 위해
불법적으로 안전 밸브를 풀어가며
억지로 가스를 눌러 담았다.

[충전소]

신용카드 거래가 지금처럼 많지 않았다.
충전소는 계산 편의상 사사오입을 적용해
끝자리 49원 미만은 고객에게 받지 않았고,
50원 이상은 100원으로 올려 받았다.

그리고 충전원 교대시간에 사사오입으로
인한 결손은 충전원이 금액을 메꾸었고,
남는 돈 역시 나눠 가졌다.

[충전원]

어떻게든 끝자리를 50원으로 맞추는 것이 더 중요했다.
충전 대수가 많은 날에는 잘못하면 그날 하루 일한
일당을 공치는 수가 있었다.
일이 끝나면 바닥에 엎드려 기사님들이
실수로 떨어뜨린 동전을 주우러 다녔다.

오늘 집 근처에서 아이의 물건을 가지러 가다가
낯익은 충전소를 발견했다.

기억나지 않는다.
나는 개구리가 되었다.



댓글